
손을 많이 쓴 이후 손가락 끝 저림과 감각 저하
비닐백마비
비닐백 마비
plastic bag palsy
오늘은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분이 약 10일 전 칼질을 많이 하고 나서부터 발생한 우측 두 번째 손가락 끝의 감각 저하 및 손저림으로 내원하였습니다.
10일 전 약 5시간 정도 딱딱한 밤 같은 것을 까셨다고 하셨습니다.
우측 검지 2번째 마디부터 끝 부위까지 감각이 떨어지고 먹먹하고, 10일이 지나서 증상이 절반 정도는 좋아졌지만 지속적으로 저리다고 호소하셨습니다.
x-ray 상 이상은 없으셨으며, 혹시 조갑주위염이 있나 보았는데 염증의 소견은 없어서 일단 제외시켰습니다.
의심되는 것은 비닐백 마비, 손목터널 증후군(손목에서 정중 신경이 눌려 손바닥 쪽 1번 2번 3번 손가락의 바닥 부위가 저리고 감각이 떨어짐.)정도로 의심이 됩니다.
근전도 검사를 시행하였으며, 우측 손의 정중신경 및 척골신경 운동 감각 신경 모두 정상이었습니다. 손목 터널 증후군은 아니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분은 비닐 백 마비가 의심되어(칼에 손가락이 지속적으로 눌린 후 발생한 2번째 손가락 내측 부위의 감각 저하) 약물복용 및 주사치료하였으며 경과를 관찰하기로 하셨습니다.
오늘은 비닐백 마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비닐백 마비(plastic bag palsy)란 강한 압박으로 수지골에 의해 신경이 눌리면서 발생하는 수지 신경의 포착성신경병입니다. 총 수지 신경은 정중 신경 및 척골 신경에서 발생합니다.
정중신경에서 신경의 가지가 나와서 손가락 양측으로 나눠지며 화살표 친 곳에서 눌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비닐백 마비는 과거와 다르게 종이가방 대신 비닐백으로 바꾼 후 발병 빈도가 많아졌으며, 압박되는 부위 아래의 신경통증입니다. 감각 저하와 저림을 호소합니다.
비닐백 마비의 통증은 지속적이고 이환된 신경부위를 누르면 더 심해집니다. 종종 수면장애도 나타납니다.
검사법
낭종이나 골극, 양성 종양 등을 감별하기 위해 x-ray를 먼저 시행하며, 이상이 없을 때는 감각신경 변화를 감별할 수 있도록 근전도 검사를 시행합니다.
종양이 의심되는 경우엔 MRI 검사를 시행해 볼 수 있겠습니다.
감별진단
관절염, 건염(힘줄염), 통풍, 골절 -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병
목디스크, 척골 신경의 압박 (cubital tunnel syndrome), 손목터널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 등을 감별해야 합니다.
치료법
수지 신경을 압박하는 것을 제거하며 종양이나 종괴가 있으면 제거할 수 있도록 합니다.
통증이 심하다면 NSAID 계열의 진통소염제 복용 및 저리고 감각 저하가 보인다면 신경통 약인 가바펜틴 제제를 사용해 볼 수 있겠습니다.
국소 온열 요법(온찜질, 적외선 치료) 등도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치료에도 반응이 없다면 국소마취제와 항염증제를 섞어서 약 1cc 정도 지나가는 길목에 주사 치료를 하면 호전이 빨리 됩니다. (*아무래도 압박성 신경병증(눌려서 신경 손상) 이 있으면 demyelination 타입이 많기 때문에 회복에는 2주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주말에 식당이 오픈을 하지 않기 때문에 금요일 정도에 많은 물건을 사서 집으로 갑니다. 그때 얇은 비닐봉지를 손가락 한두 개에 걸고 가는 일이 많이 있는데 이 동작이 비닐백 마비를 일으킵니다.
이런 수 킬로의 압박이 손가락 신경 및 혈관을 누르는 목 졸림 효과(strangulating effect)를 일으키며 주로 PIP joint에서 생깁니다. 세 마디가 있죠? 그중에 중간 마디 부위에서 주로 생깁니다.
순간적으로 이러한 신경 혈관의 눌림은 원위 손가락의 허혈을 일으키기 때문에 손가락의 신경의 신경진탕(일시적으로 죽을까 말까 하는 세포 상태)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케이스 1
24세 여자 환자가 6킬로의 야채 포장을 비닐에 넣고 3번째 손가락에 걸고 20분 정도 걸어왔으며, 하루 뒤 손가락의 무감각으로 내원하셨습니다. 손가락은 약간 부어있었고 감각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3주 후에는 다시 신경감각이 돌아왔습니다. 신경 피복의 손상은 보통 2-3주 회복에 걸려서 demyelination type이라 생각되네요.
케이스 2
67세 당뇨를 가지고 있는 환자분이시며 손가락의 무감각, 색 변화가 2번째 손가락에서 보여 내원하셨습니다.
비닐백을 사용하여 장을 보고 오셨고, 우측 두 번째 손가락은 신경 손상을 보였습니다.
1주 뒤에는 부종과 색 변화는 좋아졌으나 감각 저하는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6개월 동안 관찰하였으나, 감각 저하는 지속적으로 남아있어서 영구적인 신경 손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두 가지 케이스는 무거운 비닐백을 사용하고 발생한 마비이며, 일시적인 신경의 눌림은 괜찮지만 비닐 백을 들 때 손가락에 이상한 감각이 든다면 위치를 바꿔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속적인 압박은 일시적이거나 영원한 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에 주의하여야 합니다.
오늘은 손가락의 저림을 유발할 수 있는 병중에 얇은 띠로 인한 마비를 보셨는데요.
주위에 흔하지 않지만 가끔씩 올 수 있는 병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한 군데의 압박이 있고 나서부터 발생할 수 있으니 압박이 오래되지 않도록 예방하시는 게 도움이 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