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걷기 힘들 정도로 다리에 힘이 빠져요
후관절 낭종
후관절낭종
facet cyst
오늘은 조금 흔하지 않은 질환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50대 남자 환자분이 갑자기 다리에 힘 빠짐으로 내원하셨습니다. 당뇨병으로 약을 드시고 있으셨고,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었습니다.
좌측 다리의 힘 빠짐으로 발목을 들어 올리는 힘도 어느 정도 빠져있었고, 엄지발가락을 위로 들어 올리는 것도 잘 안되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밤에 대학병원 응급실도 갔다 왔는데, 거기서는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고 MRI를 바로 찍을 수 없으니 외래로 내원하시라고 이야기해서 집으로 가셨다가 저희 병원으로 오셨습니다.
허리에서 요추 5번 신경이 눌려서 그럴 가능성이 가장 많다고 설명드렸고, 주사 치료하고 약 먹으면서 물리치료를 며칠간 해보았는데, 증상은 일시적으로 조금 좋아지는 듯하다가 더 심해졌습니다. 며칠이 지나서 보았을때는 우측 다리의 힘 빠짐도 같이 관찰되었습니다.
사실 환자분이 본인은 허리는 하나도 안 아프고, 다리가 아주 약간 저리면서 힘 빠지는 게 있다고 허리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시면서, 화이자 백신 때문이 아니냐? 길랑바레 증후군 (감기 바이러스 감염 및 백신 접종 후 신경염 비슷한 증상으로 다리 부터 천천히 마비되는 질환) 가능성은 있지 않느냐? 등등 워낙 가능성이 쉽지 않은 질병에 대해 궁금해하시고 말씀을 하셔서 충분히 설명드리고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는 환자입니다. 그래서 블로그에 글을 쓸까 말까 고민하다가 이제 글을 올립니다.
저는 경험상 허리 디스크일 확률이 70-80%정도 되며, 다른 신경 이상일 확률은 20% 정도 되나 환자분이 그것에 대해 납득이 안 가시면 검사를 할 수 있는 병원에 외래를 보시고 두가지다 감별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제가 똑같은 증상이 있었으면 저는 우선 허리 MRI를 찍어보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와중에 사업상 바쁜 일이 있으셔서 일단 일을 처리해야 하니 치료를 좀 더 해달라고 하셔서 허리에 신경치료를 한차례 더 해드렸고, 그 뒤로 약간의 호전이 관찰되었지만 확 좋아지는 양상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그 후 대략 일주일 뒤에 내원하셨으며, MRI를 찍었는데 물혹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수술해야 한다고 설명을 들었다고 합니다.
같이 MRI를 보실까요?
후관절 낭종(facet cyst) 때문에 그런 거였군요. 그래서 허리 통증은 심하지 않으며, 다리 저림 증상, 다리 근력저하 증상을 보였네요. MRI를 보니깐 확실해졌습니다.
치료는 증상이 있으며, 후 관절 낭종이라면 낭종제거술을 해야 하는데, 환자분은 수술하라는 이야기에 걱정돼서 타 병원에 가서 PEN (percutaneous endoscopic neuroplasty)을 하셨더라고요.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환자는 현재 어떻나고요? 자주 뵐 수는 없는데 환자분 아내분이 제 환자셔서 진료 보러 종종 오시는데, 남편분 증상에 대해 여쭤보면 현재는 증상이 조금 나아진 채로 비슷하다고 하십니다. 아주 좋아지지는 않으셨고요.
오늘은 후관절 낭종 - Facet cyst 에 대해 공부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facet cyst에 대해 찾아보니 딱 좋은 리뷰 논문은 없고 제 친구가 쓴 논문이 있네요.
가끔 페이스북으로 연락하는데 또 이렇게 논문으로 보니 더 반갑네요. 현재는 여의도 성모병원에 신경외과 교수로 있습니다.
서론 (Introduction)
활액 낭종 (synovial cyst)은 대부분 손목, 발목, 무릎 등 팔, 다리 긴뼈 관절 조직에서 발생합니다. 드물게 요추 후방 관절에서 형성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활액 낭종(synovial cyst)에 의해 마미총 (cauda equina) 혹은 요추 신경근이 압박되면 허리 통증 및 하지 방사통을 초래하여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보존적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을 경우 수술적 절제술을 요구하게 됩니다.
요추부 활액 낭종의 발생 원인은 아직 밝혀진 게 없으나, 과도한 분절의 운동, 외상, 척추 후방 관절 (facet joint)의 퇴행성 변화 등이 발병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요추강 내 활액 낭종으로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 13명의 환자에서 임상 양상을 분석하고, CT 영상을 관찰하여 활액 낭종이 발생한 분절의 퇴행성 변화 정도를 조사하여, 활액 낭종의 발생과 연관성을 분석하였습니다.
대상 및 방법
2000년 4월부터 2011년 1월 사이 카톨릭 병원에 요추 활액 낭종으로 진단받고 수술한 13명을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4주 이상의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통증을 호소하였으며, 요추부 MRI상 증상을 호소하는 부위와 일치되는 분절에 활액 낭종이 관찰되었으며, 수술적 절제술 후 병리 검사를 시행하여, 활액 낭종으로 진단된 환자였습니다.
결과 (Result)
대상 환자들의 수술 당시 연령은 50세부터 82세였으며, 평균 연령은 65.8세 였습니다. 남자5명 여성 8명, 증상을 호소한 기간은 2-36개월 평균 14.8개월 이였습니다.
등 쪽 통증 및 하지 통은 6례, 7례에서는 하지통증, 3례는 신경학적 파행이 동반되었습니다. MRI상 활액 낭종의 위치는 4-5요추 간 분절에 가장 흔하였습니다.
병변 level에서 다른 병적 소견이 동반 관찰되는 경우는 3례, 추간판 탈출증 (허리디스크가 튀어나온 경우)는 1례, 척추강 협착증은 2례입니다.
척추 전방 전위증의 척추 불안정증을 동반한 예는 없었습니다.
활액 낭종이 유일한 병적 소견인 환자에서는 단순 절제술이 시행되었으며, 다른 병적 소견이 있는 환자에서는 추간판 제거술 혹은 감압술이 동시에 시행하였습니다.
골유합술을 추가로 시행한 예는 없었습니다.
수술 후 모든 환자들에서 수술 전 증상이 호전되었으며, 수술과 연관된 합병증이 발생된 경우는 없었습니다. 추적기간은 평균 34개월 이였으며, 낭종의 재발은 없었습니다.
활액 낭종의 발생한 후방 관절 (facet joint)의 퇴행성 변화는 grade 1에서 3까지 분포되었으며, 병변부 반대 측 후방 관절의 퇴행성 정도와 비교했을 때 병변과 동일한 경우 9례, 동일하지 않은 경우 3례입니다.
3례에서 병변이 퇴행성이 높았던 경우는 1례였습니다.
고찰 (Discussion)
1974년에 Kao 등이 척추강 내 후방 관절에 인접한 부위 경막 외 낭종을 처음 발표하였으며, 그 후 후관 절근접 낭종 (juxtafacet cyst) , 신경절 낭종 (ganglion cyst) 등의 명칭을 혼용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후방 관절의 활액막(synovial membrane)에서 기원하는 활액 낭종과 신경절에서 기인하는 낭종은 병리학적으로 구분되며, 활액낭종의 경우 조직학적으로 활액막을 포함합니다.
척추의 활액 낭종의 발생 원인은 분명하지는 않으나, 척추 관절의 이상 운동, 외상, 퇴행성 변화 등이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척추 활액 낭종은 제 4-5 요추간 분절에서 가장 흔하게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요추 분절중 제 4-5 요추간 분절의 운동성이 가장 커서, 분절 운동이나 운동성의 증가가 활액 낭종의 발생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하였습니다.
반면에 본 연구에서는 척추 전방 전위가 동반된 예는 없었으며, 단순 절제술 만으로 모든 환자에서 임상 호전을 경험하였습니다. 본 연구에서도 약 70%에서 4-5번 요추간 분절에서 발생하였으며, 척추 분절의 운동성이 활액 낭종의 발생과 일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척추의 활액 낭종은 대부분의 증상이 없는 양성 낭종이며,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으나, 척수나 신경근을 압박하여 통증 혹은 신경학적 이상을 나타내는 경우 적극적인 치료의 대상이 됩니다
침상 안정이나 보조기의 사용은 비교적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활액 낭종을 경피적으로 흡입하거나, 후방 관절에 스테로이드 국소 주입으로 증상 호전이 있었다는 최근 보고들이 있으나, 보편적인 치료법으로 아직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존적인 치료에 반응이 없는 난치성 활액 낭종의 최종 치료 방법은 수술적 낭종의 적출이며, 낭종이 일부 남게 될 경우 재발되는 경우도 보고되어 낭종의 전 적출이 요구됩니다.
낭종의 유병 기간이 길었던 경우 경막과 유착되어 전적출이 힘들거나, 적출 중 경막 손상이 발생할 수도 있어서 주의를 요합니다.
본 연구에서는 모든 환자에서 경막 손상 없이 낭종의 전 적출이 가능하였고, 추적기간 중 재발을 보인 환자는 없었습니다.
결론
요추부 활액 낭종으로 수술적 치료를 시행 받은 13례의 환자들을 후향적으로 분석해본 결과, 4-5 번의 요추간에 가장 흔하였고, 척추 불안정증이 있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단순 낭종 절제술로 임상 호전을 보였으며, 수술과 연관된 합병증이나 추적 기간 중 재발을 보이는 예는 없었습니다.
이 환자분 같은 경우에는 타 병원에서 PEN 을 했다고 했는데, 사실 더 좋은 치료는 환자분이 거부를 안 하셨으면, 신경학적 증상 (다리 힘 빠짐) 이 저명하였으며, MRI상 낭종이 확인되니, 수술로 단순 절제를 하는게 가장 좋은 치료였다고 생각이 됩니다.
우리가 무분별하게 수술을 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지만, 꼭 필요할 때는 또한 수술을 하는 것이 정답일 때가 있습니다.
너무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시기보다는 여러 선생님들의 의견을 구하고, 이러한 경우 원칙적인 방법이 나와있기 때문에, 잘 따르신다면 치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